홍콩을 거쳐 멜번이라는 곳을 다시 찾은지 2개월.

더 많은 시간이 지나기 전에 이곳에 오기전에 준비했던 것들, 지내면서 준비했으면 하는 것들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Workingholiday Visa

호주에 가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여행이라면 ETA라는 간단한 여행비자만 있으면 되지만 일도 하면서 호주의 생활을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에 일할 수 있는 비자인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준비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기본적인 해외여행에 대한 결격 사유(범죄 등)가 없는 이상 나이 제한 말고는 생각할게 없다. 현재 기준으로 만 30세까지 신청할 수 있는데 내 생각에는 신체검사 예약이 밀린다던가 비자 신청 진행이 늦춰질 수도 있기 때문에 최소 만 30세 생일 2~3달 전에는 신청하고 진행해야 비자 발급일을 기준에 맞출 수 있다. (2017년 1월부터 나이 제한이 만 30세에서 만 35세로 늘어난다고한다. 이민성 페이지의 내용을 잘 확인하자.)

만약 금전적인 여력이 된다거나 어학연수와 함께 준비할 계획이라면 유학원 등을 통해 준비하는 것이 편하다. 둘 다 생각이 없었기에 직접 비자를 준비했다.

먼저, 호주 이민성의 워킹홀리데이 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고 비자 신청 비용을 결제한다. 신청서 작성 방법은 검색을 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신청서 형식이 큰 틀은 변하지 않지만 계속 조금씩 변경되기 때문에 검색할 때 1년 이내의 검색 결과안에서 찾는 것이 좋다. 신청비용은 내가 준비할 당시(15년 10월)에는 440 AUD 정도로 기억하는데(확실하진 않음) 이 것도 계속 변경되니 이민성 페이지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 결제가 끝나고나면 다음 Step으로 health examintaion을 위한 헬스폼(referral letter)을 안내해준다. 해당 pdf를 열어서 출력한다. 출력한 letter를 가지고 이민성에서 지정한 병원에 예약을 하고 찾아가 간단한 검사를 하면 끝난다. 검사 결과는 병원에서 알아서 이민성으로 전달하고 크게 신경 안써도 된다. 신청한 비자의 모든 상태(결제, 신체검사 대기, 완료 등)는 호주 이민성에서 신청서 작성할 때 만든 계정으로 계속 확인 할 수 있고 계정에 연결된 이메일로도 발송되니까 이메일만 잘 확인하면 과정을 계속 안내받을 수 있다.

항공편

비자의 준비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항공편 준비는 비자의 준비가 마무리된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 내가 준비할 당시에는 주변분들의 이야기만 듣고 skyscanner를 통해서 구입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http://travelpost.kr/2016/01/07/how-to-find-lowest-ticket-price/ 이 블로그에 내용이 주변분들의 해준 이야기(쿠키 신공)도 있었고 잘 정리되어 있어 같이 공유한다. 항공편 알아보기 전에 한번 봐두면 좋겠다.

참고로 나는 Asiana(ICN to HKG)와 Quantas(HKG to MEL)의 항공권을 skyscanner에서 비교해서 와이페이모어에서 구입해서 들어왔다.

영문 이력서(Cover letter, Resume / CV)

사실 이 부분은 난 아무런 준비없이 들어왔다. 핑계를 대자면 멜번으로 넘어오기 위해 퇴사를 확정하고 회사에 이야기한 날(대략 2달전)부터 거의 매일 모임이 있었다. 영어를 제대로 공부해 본적도 없었고 어느 정도 준비할 수 있어야 주변에 같이 봐달라고 부탁할텐데 시작할만한 실력도 없었다. 덕분에 멜번 생활을 시작할 때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만약 이 글을 멜번에 워킹홀리데이를 가기위해 준비하는 중에 읽고 있다면 구글에 검색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생각보다 많은 폼들과 작성된 영문 이력서들이 온라인에 공개되어 있다. 검색해서 나오는대로 읽어보고 느낌으로라도 괜찮다싶거나 자신의 이력에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드는 문장들을 챙겨다가 본인의 것으로 짜집기라도해서 준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준비된 이력서를 가지고 온라인상에서 교정을 봐주는 서비스들을 이용한다거나 호주에 넘어와서 어떤식으로든 알게된 분들에게 교정을 부탁할 수도 있을테니까.

몇가지 주워들은 이야기를 좀 하자면 여기선 사진, 나이, 주소, 비자 상태 등 개인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노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seek.com.au 같은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본인이 하던 일(나의 경우 iOS App 개발)과 관련된 공고를 보면서 어떤 내용을 강조해야할지를 보고 이력서를 작성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각종 생활용품

처음에 여행을 잘 다니지 않아봐서 그런지 무엇을 챙겨야할지 몰랐다. 그래서 주변에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친구나 가 있던 친구에게 연락해서 무엇을 챙겨가야 하는지 물어보면서 준비했다. 여름옷, 가을옷, 겨울용 겉옷, 속옷, 신발, 수건, 세면도구, 우산, 선글라스, 멀티탭, 여행용 멀티 플러그, 일회용품(면봉 등 평소 사용하던 것들), 화장품, 읽을 책 등

우선, 멀티탭과 여행용 멀티 플러그는 번거럽다고 생각해서 호주에서 사용이 쉬운 샤오미 멀티탭을 구입해서 가져왔다. 바로 호주의 콘센트에 사용할 수 있어서 집에서 사용하기에 너무 편하다. 하지만 스터디나 여러 이유에서 집 외부에서도 맥북이나 패드 등 전자제품을 많이 쓰는 타입이다보니 밖에서도 충전을 해야할 일이 잦았다. 만약 비슷하게 집 외부에서 충전할 일이 잦을 것 같다면 샤오미 멀티탭과 여행용 멀티 플러그를 챙기면 좋겠다.

다음으로 우산은 꼭 튼튼한 것으로 준비하도록 하자. 들어올 때가 겨울이어서 그런지 비가 자주왔는데 약간의 비는 그냥 맞고 다닌다. 다만 비가 좀 많이 올 때 우산을 쓰게되는데 서울에서보다 바람이 강해서 일반 우산들은 쉽게 뒤집어지거나 부러진다.

마지막으로 맑은 날일때의 햇살은 서울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심할 때는 고개를 바로 들고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 정도여서 꼭 선글라스를 준비해와야 한다.

영어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영어를 제대로 공부해본적이 없었다. 다들하는 토익 한번 준비해본적이 없으니까. 만약 나와 비슷하게 영어를 공부해본적이 없다면 한 두달이라도 회화를 위한 학원을 다녀보길 권한다. 멜번에서도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방법들은 많이 있다. 어학원들도 있고 아니면 시 도서관이나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학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하지만 최소한의 대화, 예를 들어 간단한 인사 및 안부 묻기, 물건의 주문, 어제 했던 일 설명하는 것 정도의 영어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어학원 같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아닌 시 도서관이나 여러 곳에서 제공하는 방법으로는 시작하기가 많이 어렵다.

학원을 제외하고도 영어를 준비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지만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것은 영어로 된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보고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것이다. 어떤 상황과 분위기에서 어떤 표현을 쓰는지 어떻게 발음하는지 제스쳐는 어떻게 하는 지 등을 보고 듣고 따라해보면 영어를 쓰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만났을 때 덜 당황하게 된다. 제대로 된 준비없이 멜번에 왔지만 이 곳에 2개월 있으면서 보고 듣고 따라 하다보니 확실히 처음 왔을 때보다는 당황하거나 긴장하는 것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당황하거나 긴장하는 것이 줄어들었다는 것이지 영어 실력이 늘었다는 것은 아니다. 적당히 눈치가 좀 늘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많이 노출된다고해서 영어실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꾸준히 공부하면서 그런 환경에 계속 노출시키는 것이 같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아직도 제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이런 내용을 적는것이 맞는가 싶기는 하지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탔을 때보다는 나아졌고 그 동안 느낀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일단 나는 iOS App을 만드는 일을 4년 정도 해왔고 멜번에 와서도 관련 일을 구하고 있다. 비슷하게 IT 개발자로서 호주 / 멜번에 가려고 한다면 http://www.haruair.com/ 이나 http://blog.eeearl.com 등 이미 살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도 함께 보면 좋겠다.

혹시나 준비하는 과정에서 궁금한 점들이 있다면 heaven12.7@gmail.com 이나 이상한모임 슬랙에서 @sunjae 로 연락주면 좋겠다. 만약 이상한모임 슬랙에 아직 가입하기 전이라면 이 곳에서 심호흡하고 가입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