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가장 큰 부분은 사람이다.

부딪히지 않는 사람들.

길에서 다니던 도서관 안에서 돌아다니던 기본적으로 누군가와 부딪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서로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기도 하고, 가끔 부딪힐 수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거의 “Sorry”가 바로 들려온다.

처음엔 그 광경이 낯설어서 황당해하고 있다가 적당히 지나가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그들처럼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고 부득이 부딪히게 되면 “Sorry”부터 말하곤 한다.

음식을 권하지 않는 사람들.

언젠가 @justincronicle 과 함께 있다가 들은 이야기.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서로에게 음식을 권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상대가 어떤 알러지를 가졌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회에 그런 부분이 문화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잘 녹아있다.

안전, 안전, 안전

2014년 처음 멜번에 갔을 때부터 엄청 인상적이었던 것이 곳곳에 붙어있던 안전 관련 안내문.

각종 교통편의 안에, 각종 승강장(Stop)에, 역사 안의 광고판 등등등 안내문을 붙일 수 있는 곳이라면 고개만 돌리면 보였다.

거기에 조금 큰 승강장(Stop)이나 안전사고가 날 수 있는 공간(공사장 등)에는 형광색 재킷을 입은 안전요원이 있고 계속 주변을 살피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직업 관련 내용만 있는 이력서

들은 이야기지만 이력서(Cover Letter나 Resume)에 사진, 나이, 주소, 비자 상태 등 개인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노출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욱이 이력서가 통과되면 (개발 직군으로 구직한 나의 경우) 보통 전화면접을 보는데 통화 중에도 이력서에서 노출하지 않는 개인정보를 묻지 않는다.

면접자가 비자 상태가 일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정도만 물을 수 있고 상세히 어떤 비자인지 같은 것은 물을 수 없다고 들었다.

영어

사람을 만나다 보니 필요해졌다.

ESL Conversation Club

멜번 시립 도서관(City Library)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지인 자원봉사자가 도서관 내에 있는 그룹 스터디 룸에서 영어를 모국어가 아닌 제2외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모아 참여한 사람 모두에게 영어로 대화를 유도하는 모임이다.

한번 정도 참여했는데 시작할 때 먼저 간단히 자기 이름을 쓴 종이를 앞에 두고 옆 사람과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대화를 하도록 유도한다.

그 후, 부모님이 해주신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던지 그 때의 스포츠 소식같은 친근하면서도 간단한 주제로 대화를 유도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어렵다면 질문하라면서 그게 이 모임을 하는 이유라고 하며 어려워하는 참여자를 독려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단순히 말 뿐이 아니라 질문이 나오면 다른 참여자들로부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먼저 권하고 부족한건 자원봉사자분이 보충해서 설명하면서 진행한다.

쉬운 표현과 빠르지 않은 발음으로 처음 멜번에 갔을 때 접하면 좋을 모임이다.


되돌아보면 30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온 환경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많았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생각한다는 것에서 인상적이었다.

살면서 특별히 사람에 대해 살아간다는것에 대해 생각하거나 공부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끊임없이 공부하고 생각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